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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철학
 
  주역(周易)은 시(詩)로 풀어쓴 성공학(成功學) 2014-03-25 15:09:34  
  작성자: 정행도  (112.♡.88.17)조회 : 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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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성공학이다. 그것도 ()로 풀어쓴 성공학이다. 주역은 시의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비유(比喩)와 상징(象徵)과 같은 수사법이 많다. 주역에서는 이러한 수사법을 사용하여 그 뜻을 숨겨놓기도 하고, 때론 그 뜻을 꼬아놓기도 하였다.

다음은 명이괘(明夷卦) 첫 번째 효에 나오는 말이다.

어둠이 날아와 그 날개를 드리운다.

明夷于飛垂其翼(명이우비수기익)

명이(明夷)는 해가 저물어서 밤이 찾아오는 광경을 나타낸다. 명이(明夷)란 글자 그대로는 밝음이 죽다는 말이다. 해가 질 때 보면 산() 그림자가 커다란 날개를 펴고 날아와서 어둠의 날개를 드리우며 밝음을 집어삼키는 것 같아 보인다. 그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라.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지 않은가!

곤괘(坤卦)의 마지막 6번째 효는 다음과 같다.

용들이 들에서 싸우는데 그 피가 검고 누렇다.

龍戰于野其血玄黃(용전우야기혈현황)

이 말에서 동이 틀 무렵 밝음의 용과 어둠이 용이 들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인다고 묘사(描寫)하였다. 이는 검은 하늘과 누런 땅이 서로 엉켜 있다가 분리되는 광경이다. 얼마나 시적인 표현인가!

주공은 주역의 효사를 쓰면서 풍부한 감성(感性)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주공은 자신의 생각과 사상을 마치 그림을 그리듯이 멋들어지게 표현을 하기도 하였고, 비유적으로 깊숙이 숨겨 놓기도 하였으며, 어떤 때는 상징적으로 색깔이나 사물을 빗대어 표현하기도 하였다.

주역은 형식적으로는 거의 시()이지만, 오늘날의 학문으로 말하자면 성공학이면서 동시에 철학, 경쟁전략론, 처세론, 협상론, 정치학, 윤리학 등을 포괄하는 종합학문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주역을 터득한 자는 천하에 적수가 없다고 하였다. 주역에 통달하면 이 세상의 진리를 터득하고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역에 통달하면 이 세상을 훔칠 수도 있다. 그만큼 주역의 뜻은 넓고 깊다.

주역의 깊은 뜻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저 점이나 치고, 점괘나 해석하는 수준에서 주역을 바라보았다. 주역 이전의 역()들이 모두 점을 치는데 활용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주역을 자연스럽게 점서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주역을 쓴 주공은 상()나라의 마지막 임금이자 중국 제왕 중 최고의 폭군인 주왕(紂王)이 살던 시대를 몸소 체험한 사람이다. 그 험난한 시절을 겪으면서 주공이 터득한 것들이 주역에 그대로 스며들어서 주역의 가치를 한층 높여놓았다.

주공은 폭군 주왕의 시대에서 살아남아야 했고, 형 무왕(武王)을 도와 상()나라를 무너뜨리고 주()나라를 세워야 했으며, 무왕이 일찍 죽고 어린 나이에 조카가 왕위에 올랐을 때는 대신 정치를 도맡아야 했으며, 무왕이 죽고 얼마 뒤에 동생들이 일으킨 반란을 진압해야 하였고, 봉건제도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켜야 하는 등 가시밭길을 걸었다. 그렇게 험난한 가시밭길을 헤쳐 나온 주공은 주역에 자신의 경험, 철학, 사상, 전략 등을 모두 담았다. 때론 고독해야 했고, 때로는 도저히 방법이 없어서 도망도 쳐야 했으며, 때론 배신도 당했고, 어떤 때는 떠돌이가 되어야 했던 그런 경험들이 주역의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그러면서 주공은 오로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매진하였는데, 그것은 곧 이로움이다. 무엇이 내게 이로운지를 항상 생각하였다. 주공이 주역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가장 우수한 전략의 채택이었으며 그 목표는 성공이었다. 주공은 주역에서 오늘날까지 모든 사람들이 열망하는 성공을 깊숙이 다루고 있다. 주역을 터득한 자는 천하무적이라는 뜻은 주역이 성공의 열쇠라는 걸 증명한다. 주역을 터득하면 성공의 열쇠를 쥔 것이나 다름없다.

시적인 표현을 섞어가면서 써 내려간 주역을 읽다보면, 험난한 세월을 헤쳐 나와 달관의 경지에 들어선 주공을 만날 수 있고, 순수하고 아름다운 감정과 같은 멋들어진 주공의 감성도 느낄 수 있다.

주역을 점서에서 해방시키고 나자, 새들이 지저귀고 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자연이 되살아났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마을도 나오고, 치열한 싸움에서 승리하는 환호성도 들린다. 주공의 사상 속으로 파고 들어가니 온갖 만물이 생동한다. 이는 나의 성공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성공까지 추구하는 주공의 넓은 사상이 있기 때문이다.

주역이 성공학이자 전략이론이지만, 나의 성공이 남을 짓밟아서 이루는 성공이어서는 안 된다. 주역은 성공을 위한 기법(technique)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주역에서는 성공을 다루면서도 늘 하늘에 제사를 지내라고 말하고 있다. 결코 하늘을 배반하지 말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늘에 따를 것을 강조한다. 하늘 뜻에 반하지 않는 성공이야말로 진짜 성공이기 때문이다.

 

[참고] 엉터리 풀이와 정당한 풀이 예시 : 명이괘 첫 번째 효

明夷于飛 垂其翼 君子于行 三日不食 有攸往 主人有言

(명이우비 수기익 군자우행 삼일불식 유유왕 주인유언)

 

엉터리 풀이 : 밝음이 깨져 날으려 함에 그 날개를 드리운다. 군자의 행함이 삼일을 못 먹어도 나아갈 바 있음에 주인이 할 말이 있다. [상전(象傳)]이는 군자의 행함은 의로움을 먹지 아니한다.

밝음이 깨져 : 밝음이 어떻게 깨지는가? 밝음은 시각(視覺)인데, 시각이 유리병과 같은 물질처럼 깨진다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날으려 함에 : 무엇이 날으려 하는가? 주어(主語)가 없다. 주어가 밝음이라면, 밝음이 깨져서 날은다는 말의 뜻이 뭐지?

그 날개를 드리운다. : 그는 지칭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 ‘가 지칭하는 것이 뭔가? ‘밝음인가?

군자의 행함이 삼일을 먹지 못하여도 : 먹는 주체가 군자인가, ‘행함인가?

나아갈 바 있음에 : 어디로 나간다는 말인가?

주인이 할 말이 있다. : 주인은 또 누구?

상전(象傳)이라고 하는 주역 해설에서는,

군자의 행함은 이로움을 먹지 아니한다. : 이로움이 먹는 음식인가? 그리고 주어는 군자인가, 군자의 행함인가?

엉터리 풀이는 오늘날 말로 하자면 외국어 구글(google) 번역기를 돌린 것과 다를 게 없다. 요즘엔 몇 십 년만 지나도 말의 쓰임이 바뀌는데, 3천 년 전의 고어를 번역기 돌려 푸는 게 어찌 타당하겠는가!

 

정당한 풀이 : 어둠이 날아와 그 날개를 드리운다. 군자가 가야하는 길에서 삼일을 먹지 못하고 굶어도 행함에 있어서 주인의 자리를 지켜야만 할 말이 있다.

밤이 새처럼 날아와 그 날개를 드리웠다[비유적 표현]. 낮 동안 열심히 일을 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아서 먹을 게 없다. 굶어야 했다. 아무리 군자여도 굶으면 뵈는 게 없다. 구걸을 해서라도 배를 채우고 싶다. 하지만, 군자가 주인이기를 포기하고 자기 집을 떠나 구걸을 하러 돌아다닌다면 비록 배고픔을 채울 수 있겠지만, 남들에게 어찌 군자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아무리 어렵더라도 삼일 정도 굶었다고 죽지 않으니 군자는 주인 자리를 포기하지 말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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