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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철학
 
  나로부터 개혁하라[주역49. 혁괘(革卦)] 2014-05-22 10:52:04  
  작성자: 정행도  (112.♡.88.17)조회 : 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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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은 남이 아니라 나를 바꾸는 것이다. 단단히 마음먹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도에 포기하고 만다. 개혁을 하고자 한다면 점()이나 운()에 의지하지 마라. 철저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곧은 마음과 정당한 방법으로 개혁을 한다. 나는 뒷짐 지고 있으면서 남들을 개혁하겠다고 하면 그 개혁은 실패할 것이다. 개혁은 항상 나로부터, 그리고 대범하게 하여야 한다.

혁괘(革卦)는 건괘(乾卦)와 같이 원형리정(元亨利貞)이다.

 

원형리정이다.

 

개혁을 하는 일은 건괘(乾卦)만큼 중요하다. ()은 처음이 있고, 진행과정이 있으며, 끝이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눈 팔지 말고 주어진 과정을 충실히 밟아 나가야 한다. 개혁(改革) 또는 혁신(革新)을 하는 일은 힘든 과정이다. 자신을 믿고 끝까지 고삐를 늦추지 말고 전 과정을 실행하여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그렇게 하여야만 후회가 남지 않는다. 말로 하는 개혁은 의미가 없다. 힘들고 어려워도 굳은 의지로 개혁을 진행하여야 한다.

바로 앞의 정괘(井卦)에서 고을을 고치고도 우물을 안 고쳐서 먹을 물이 없었음을 기억할 것이다. 왜 사람들은 그 중요한 식수(食水)를 등한시해서 고통을 겪을까? 한 마디로 아무 생각이 없이 살기 때문이다. 한 번만 더 생각해보면 당연히 우물을 고쳐야 하는데도 그 생각을 못하는 게 사람이다. 그런 안일한 생각이나 멍청한 생각은 완전히 뜯어 고쳐야 한다. 그래서 혁()인 것이다.

()은 어설프게 해서는 안 된다. 다시 태어나는 것처럼 완전히 새로 출발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고을을 고치고도 우물을 안 고쳐서 또 다시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혁괘(革卦)는 첫 번째 괘인 건괘(乾卦)처럼 원형리정(元亨利貞)이다.

 

후회가 없다.

 

완전히 처음으로 돌아가서 새로 시작할 때 비로소 후회할 일이 없어진다. 개혁을 할 때 어설프게 하면 반드시 후회할 일이 생긴다는 점을 분명히 기억하여야 한다.

혁괘(革卦)의 첫 번째 효를 보자.

 

황소가죽으로 묶어 쓴다.

 

개혁을 하려면 황소가죽으로 단단히 묶는 것처럼 야무지게 해야 한다. 단단히 묶어서 흐트러짐이 없어야만 개혁은 성공한다. 완전이 틀을 바꾸는 일이 쉽게 될 리가 없다. 처음부터 단단히 마음먹어야 한다. 개혁의 과정이 순탄할 리가 없으므로 처음 시작부터 질긴 가죽으로 단단히 동여매듯이 철저히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이 옳은 개혁의 시작이다.

개혁은 남들에게 강요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나부터 개혁해야 한다. 나는 게으르게 그냥 놀면서 남들에게만 개혁하라고 하면 남들은 개혁을 하는 시늉만 할 뿐이다. 자기 자신도 바꾸지 못하면서 남들만 바꾸라고 하면 남들이 바꾸겠는가!

오늘날 사회나 조직에서 개혁이란 말이 유행처럼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진정으로 자기로부터 개혁하려는 의지가 얼마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정부를 책임지는 대통령(大統領)에서부터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家長)까지 개혁을 주장하고 강조하지만, 정작 본인의 개혁에는 관심이 없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자기 스스로 개혁을 하지 못한다면 그 개혁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개혁은 한 번으로 안 된다. 개혁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서 세 번째 효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개혁한다는 말을 세 번은 한다.

 

한두 번으로 개혁이 이루어질 리 없다. 뿌리 깊은 나태함과 보신주의가 존재하는 조직을 개혁하고자 할 때 한 번에 이루어질 수는 없다. 개혁에 대한 저항이 만만치 않다. 모든 사람들이 개혁에 대해서 공감하지만, 정작 자신은 개혁의 대상이 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지는 게 사람이다. 전체 조직 구성원이 남들은 개혁의 대상이고 나는 개혁이 대상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 조직은 결국 썩어버릴 것이다.

네 번째 효를 보면 무서운 말이 나온다.

 

믿음이 있다면 운명도 바꾼다.

 

개혁에 대한 신념이 확고하면 전혀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는 운명까지도 바꿀 수 있다. 주역에서 왜 이런 말을 했을까? 주공은 개혁을 수없이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다. 믿음이 운명마저 바꾼다는 이 말은, 나라도 세워보았고 정치 시스템도 정비해보았던 주공의 경험이 잘 드러난 말이다. 강한 신념으로 나로부터 개혁을 추진하면 결국 운명은 바뀌게 되어 있다.

꿈꾸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대대적으로 유행한 적이 있다. 물론 꿈을 꾸지 않는다면 이룰 것도 없지만, 꿈을 꾼다고 무작정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꿈에 대한 신념이 강력해야 하고, 그 신념을 추진하는 개혁의지 역시 강해야만 꿈을 이룰 수 있다. 꿈꾼다고 무조건 이루어지는 건 절대 아니다.

꿈을 꾸면 이루어진다는 말만큼 달콤한 유혹도 없다. 꿈만 생생하게 꾸어도 성공할 수 있다는 달콤한 말에 많은 사람들이 유혹당하지만, 꿈꾸면 이루어진다는 그런 유형의 책들이 불티나게 팔린 이후부터 이 사회는 오히려 더 나빠지게 되었다. 2000년대 후반부에 들어서면서부터 꿈을 꾸면 이루어진다는 형태의 성공학 관련 책들의 출판이 봇물을 이뤘고 베스트셀러들이 다수 출현하게 되었지만, 그 때부터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기보다는 꿈만 꾸면서 인간보다 돈을 추구하게 되고 경제도 성장이 둔화되고 말았다. 이것은 역설(逆說)이다. 돈이 안 벌리면 꿈을 생생하게 꾸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더욱 더 꿈에 몰두한다. 그래서 돈이 더 안 벌린다. 꿈만 꾸니 경제가 나빠지고, 경제가 나빠지니 더욱 꿈꾸는 일에 매달리고, 경제는 더욱 나빠지는 악순환을 맞이한다. 강력한 개혁이 없이 그저 꿈만 꾸려고 하기 때문이다. 운명을 바꾸는 데 있어서 꿈꾸는 것과 신념을 가지고 강력한 개혁을 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옳은 지는 삼척동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사람들은 개혁을 할 생각은 안 하고 오늘도 꿈만 꿀 지도 모른다.

혁괘(革卦)의 다섯 번째 효를 보자.

 

대인은 호랑이가 변하여 된다. 점을 치지 않고도 믿음이 있다.

 

주역에서 말하는 대인은 큰 인물이다. 큰 인물은 호랑이의 기상을 가졌다. 그래서 큰 인물은 사소한 일보다는 중추적인 역할에 충실하다. 그런 대인은 점을 치지 않고도 믿음이 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점서라고 알고 있는 주역에서 점을 치지 말라는 말이 나온다. 신념이 확고하면 점을 칠 필요가 없다. 점을 친다는 것 자체가 운명에 대한 나약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고 개혁할 수 있는 사람은 절대로 점에 의지하지 않는다.

혁괘(革卦)의 마지막 효에서 나오는 말은 곧게 살라는 것이다.

 

곧게 산다.

 

정직하고 곧은 생각이 중요하다. 나는 하지 않으면서 남들에게만 강요한다거나, 일은 하지 않고 꿈만 꾸면서 얻으려는 행위는 절대로 인생을 성공으로 이끌 수 없다. 무슨 일을 하든 생각이 곧지 못하다면 부정(不貞)한 결과를 볼 것이다. 꿈만 꾸면 성공한다고 유혹하는 말에 속아 넘어가면 결코 성공을 할 수 없다. 땀 흘려 일하여 성공하고자 생각을 하는 것이 곧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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